추석 명절 비용 관리 — 용돈·경조사비 기준과 지출 새는 곳

명절에 가장 부담스러운 지출과 가장 아까운 지출은 서로 다릅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픽플리가 2026년 8월 8일부터 11일까지 전국 2,000명에게 물은 조사에서, 가장 부담된다고 답한 항목은 용돈(53.7%)이었지만 가장 아깝다고 답한 항목은 차례상과 명절음식(23.7%)이었습니다. 용돈은 아깝다는 응답이 19.1%에 그쳤습니다.
돈이 많이 나가는 곳과 쓰고 나서 후회하는 곳이 어긋난다는 뜻입니다. 추석 명절 비용을 줄이려면 이 둘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부담이 큰 항목은 기준을 정해 예측 가능하게 만들고, 아까운 항목은 규모 자체를 줄이는 쪽이 맞습니다.

추석 명절 비용, 다들 얼마나 쓸까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명절 지출 규모는 이렇게 나뉘었습니다.
| 지출액 | 비율 |
|---|---|
| 20만 원 미만 | 26.2% |
| 20만~50만 원 | 39.0% |
| 50만~100만 원 | 26.1% |
| 100만~200만 원 | 7.1% |
| 200만 원 이상 | 1.7% |
20만~50만 원 구간이 가장 두껍지만, 50만 원 이상을 쓰는 사람도 34.9%로 적지 않습니다. 명절 지출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2,000명 중 1,501명(75.1%)이었습니다.
눈여겨볼 것은 세대별 차이입니다.
| 연령 | 명절 후 흑자 | 명절 후 적자 |
|---|---|---|
| 20대 | 36.2% | 15.6% |
| 30대 | 5.9% | 50.7% |
| 40대 | 3.9% | 60.4% |
| 50대 | 2.8% | 73.8% |
20대는 받는 쪽이고 50대는 주는 쪽입니다. 나이가 올라갈수록 적자 비율이 가파르게 오릅니다. 50대는 부모와 자녀 양쪽에 돈이 나가는 위치라 그렇습니다.
용돈 — 액수보다 기준이 먼저입니다
롯데멤버스가 8월 28일과 29일 전국 성인 1,000명에게 물은 조사에서는 부모님 용돈으로 1인당 10만~20만 원을 준비하겠다는 응답이 40.4%로 가장 많았습니다. 20만~30만 원대도 27.9%였습니다.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추석 송금봉투 이용 내역을 집계한 결과는 연령대별로 갈렸습니다. 40대가 평균 23만 원, 30대가 21만 원, 20대가 17만 원을 집안 어른에게 보냈습니다.
숫자를 알았다고 문제가 풀리지는 않습니다. 용돈이 부담 1위인 진짜 이유는 액수가 아니라 매번 새로 정해야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래서 기준을 만들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 형제자매와 먼저 맞춥니다. 각자 따로 정하면 액수가 벌어지고, 적게 낸 쪽이 눈치를 봅니다. 명절 전에 한 번 이야기해 두면 그 뒤로는 반복만 하면 됩니다.
- 월 예산으로 쪼갭니다. 명절에 20만 원을 한 번에 내는 대신 매달 2만 원씩 따로 모아 두는 방식입니다. 같은 돈인데 체감이 다릅니다.
- 한 번 정한 액수는 웬만하면 유지합니다. 형편이 좋은 해에 크게 올리면 다음 해에 내리기 어렵습니다.
- 현금이 부담되면 형태를 바꿉니다. 어른들이 실제로 받고 싶어 하는 것과 주는 사람이 준비하는 것이 다릅니다. 롯데멤버스 조사에서 주는 쪽은 용돈(41.6%)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받고 싶은 선물 1위는 상품권(51%)이었습니다. 정육(36.8%)이 용돈(32.9%)보다 앞선 것도 눈에 띕니다.

경조사비 — 명절 앞뒤로 몰립니다
가을은 결혼식이 몰리는 철이고, 추석 앞뒤로 청첩장과 부고가 겹치면 명절 지출과 한꺼번에 나갑니다. 여기서 기준이 없으면 그때그때 감으로 정하게 됩니다.
2026년 기준으로 통용되는 축의금 선은 이렇습니다.
| 상황 | 통상 금액 |
|---|---|
| 참석하지 않고 마음만 전할 때 | 5만 원 |
| 참석해서 식사까지 할 때 | 10만 원 |
| 참석하되 식사를 하지 않을 때 | 7만~10만 원 |
| 호텔 예식에 참석할 때 | 10만 원 이상 |
| 부부 동반 참석 | 최소 10만 원, 통상 15만~20만 원 |
과거의 '기본 3만 원'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식대가 오르면서 5만 원이 최소 단위가 됐고, 친분이 있으면 10만 원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인크루트가 2025년에 직장 동료 결혼식 축의금을 물었을 때도 10만 원이 61.8%로 5만 원(32.8%)을 크게 앞섰습니다.
판단이 애매할 때 쓸 만한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내가 먹는 식대보다 적게 내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참석하면 식대만큼은 채우고, 참석하지 않으면 그만큼 낮춰도 결례가 아닙니다.
조의금은 축의금보다 조금 낮게 잡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상가에서는 액수보다 다녀갔는지가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경조사비에서 예산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는 액수가 아니라 빈도입니다. 가을 한 달에 세 건이 겹치면 30만 원이 나가는데, 이 돈은 명절 예산과 별개로 잡혀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혼식이 몰리는 봄과 가을에는 월 예산에 경조사비 항목을 따로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받은 기록을 남겨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내가 냈던 금액과 상대가 냈던 금액이 기억나지 않으면 매번 새로 고민하게 됩니다. 메모 앱에 이름과 날짜, 금액만 적어 두면 다음번 판단이 훨씬 빨라집니다.

지출이 새는 곳 다섯 군데
계획한 돈은 대부분 그대로 나갑니다. 예산을 넘기는 것은 계획에 없던 지출입니다.
첫째, 선물 중복입니다. 형제가 각자 준비하면 같은 집에 과일 상자가 두 개 들어옵니다. 누가 무엇을 살지 미리 나누면 총액이 줄고 받는 쪽도 편합니다.
둘째, 현장 충동구매입니다. 마트에서 명절 매대를 지나며 하나씩 담다 보면 계산대에서 예상액을 넘깁니다. 목록을 적어 가고 목록에 없는 것은 사지 않는 방식이 단순하지만 효과가 큽니다.
셋째, 고향에서 쓰는 돈입니다. 외식비, 주유비, 조카 용돈처럼 명절 예산에 잡히지 않는 지출이 여기서 나옵니다. 미리 별도 항목으로 잡아 두면 예산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넷째, 남는 음식입니다. 넉넉히 준비한 재료가 그대로 버려지면 그만큼이 손실입니다. 인원과 끼니 수를 세어 필요한 양을 정하고 사는 편이 낫습니다. 차례상 자체를 줄이는 기준은 [추석 차례상 차리기](https://lriberio.com/?p=4800) 쪽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다섯째, 연휴 뒤 카드값입니다. 명절에 카드로 긁은 금액은 다음 달에 청구됩니다. 조사에서 40대와 50대의 적자 비율이 60%를 넘긴 데는 이 시차도 한몫합니다. 결제일 기준으로 언제 빠져나갈지 미리 계산해 두면 그달 생활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올해 쓸 수 있는 할인은 챙기세요
정부가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에 지출을 줄일 수 있는 항목이 몇 가지 들어 있습니다.
| 혜택 | 내용 |
|---|---|
| 농축산물 할인 | 성수품 공급 확대와 함께 국산 농축수산물 최대 40~50% 할인 |
| 온누리상품권 | 할인율 7%에서 10%로 확대, 구매 한도 상향 |
| 전통시장 환급 | 농축수산물 구매액의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 한도 2만 원 |
| 고속도로 통행료 | 9월 24일~27일 나흘간 면제 |
| 철도 | KTX 운임 인하, 역귀성 등 일부 열차 30~50% 할인 |
| 숙박쿠폰 | 8만 장 배포 |
전통시장 환급은 30만 원어치를 사면 한도인 2만 원을 채웁니다. 장을 시장에서 볼 계획이라면 행사 기간과 참여 시장을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것이 순서입니다. 온누리상품권을 먼저 할인된 가격에 사고, 그 상품권으로 전통시장에서 농축수산물을 결제한 뒤, 구매액의 30%를 다시 상품권으로 환급받는 흐름입니다. 세 단계가 각각 따로 적용되기 때문에 순서를 지키면 같은 장을 봐도 실제 지출이 줄어듭니다.
다만 할인에 끌려 예정에 없던 물건을 사면 아낀 것보다 더 쓰게 됩니다. 할인은 살 것을 정한 다음에 적용하는 수단이지, 무엇을 살지 정하는 기준이 아닙니다.

봉투를 나누면 관리가 됩니다
명절 지출이 통제되지 않는 이유는 항목이 뒤섞이기 때문입니다. 총액을 먼저 정하고 항목별로 나눠 두면 어디서 넘쳤는지 바로 보입니다.
| 항목 | 배분 예시(총 50만 원 기준) |
|---|---|
| 부모님 용돈 | 20만 원 |
| 장보기·선물 | 15만 원 |
| 교통·이동 | 5만 원 |
| 조카 용돈 | 5만 원 |
| 예비비 | 5만 원 |
배분은 집안 사정에 따라 달라지지만, 예비비를 따로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계획에 없던 지출은 반드시 생기는데, 예비비가 없으면 다른 항목을 헐어 쓰게 되고 그러면 총액이 흔들립니다.
현금을 봉투에 나눠 담는 옛 방식이 여전히 효과가 있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카드로 쓰면 남은 예산이 보이지 않지만 봉투는 눈에 보입니다. 현금이 번거롭다면 계좌를 나누거나 체크카드를 항목별로 쓰는 방법도 같은 효과를 냅니다.

조카 용돈은 미리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명절에 예산을 흔드는 항목 중 하나가 조카 용돈입니다. 액수가 크지 않아 계획에 넣지 않는데, 인원이 늘면 합계가 만만치 않습니다. 형제가 셋이고 아이가 다섯이면 한 명에 3만 원만 줘도 15만 원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액수가 아니라 주고받는 균형입니다. 아이가 없는 쪽은 계속 주기만 하고, 아이가 많은 쪽은 받는 총액이 큽니다. 형제간에 말이 나오는 지점이 대개 여기입니다.
정리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 나이대별로 액수를 못박습니다. 초등학생 이하는 얼마, 중고등학생은 얼마 식으로 정해 두면 매년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 집안 전체에서 한 번 이야기합니다. 아예 주고받지 않기로 정하는 집도 늘고 있습니다. 아이들만 서운해하지 않게 어른들이 미리 설명해 두면 됩니다.
- 아이 계좌로 넣습니다. 현금을 쥐여 주는 대신 아이 명의 계좌에 넣어 주면 쓰임이 남습니다. 아이에게 돈 관리를 가르치는 계기로도 쓸 수 있습니다.
명절이 끝나면 한 번 적어 둡니다
한 해 지나면 얼마를 썼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음 명절에 또 처음부터 정하게 됩니다.
연휴가 끝난 뒤 항목별 실제 지출액을 적어 두면 다음번 예산이 훨씬 쉬워집니다. 어디서 넘쳤는지도 그때 보입니다. 메모 앱에 다섯 줄만 남겨 두면 충분합니다.
명절 지출을 매달 나눠 모으는 방법도 여기서 나옵니다. 설과 추석에 각각 50만 원씩 쓴다면 한 해 100만 원이고, 매달 8만~9만 원 규모입니다. 이 돈을 따로 모아 두면 명절마다 생활비를 헐지 않아도 됩니다. 자유적금이나 별도 통장 하나면 되고, 목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충격도 사라집니다.

간소화는 이미 다수 의견입니다
명절 지출을 줄이자고 말을 꺼내기 어렵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조사 결과를 보면 그 생각이 소수가 아닙니다.
픽플리 조사에서 명절 간소화에 찬성한 비율은 69.7%였습니다. 롯데멤버스 조사에서는 추석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응답이 64.8%로, 전년 대비 16.4%포인트 늘었습니다. 차례를 지내는 집에서도 시중에서 파는 음식을 사서 올리겠다는 응답이 8.5% 있었습니다.
부담을 줄이자는 이야기를 꺼낼 때 이런 숫자를 근거로 삼으면 대화가 수월해집니다. 개인의 사정이 아니라 흐름의 문제로 놓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
추석 명절 비용에서 손대야 할 곳은 순서가 있습니다.
부담이 가장 큰 용돈은 액수를 깎기보다 기준을 만들어 예측 가능하게 바꿉니다. 아깝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차례상과 명절음식은 규모 자체를 줄입니다. 경조사비는 식대를 기준선으로 삼아 그때그때 흔들리지 않게 합니다.
그리고 총액을 먼저 정하고 항목별로 나눠 둡니다. 명절이 지난 뒤 통장을 보고 놀라는 일은 대개 총액을 정하지 않은 채 항목마다 따로 판단했기 때문에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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